노책

고려의 부원배. 노책의 행적은 고려사 반역 열전에 실려있다.

교하현 사람이다. 충선왕의 의붓딸이자 제안대군의 아들 평양공 왕현의 4녀인 경녕옹주[1]에게 장가들어 왕실의 인척이 되었다. 충목왕 시기 좌정승에 임명되고 경양부원대군에 봉해진다. 노책은 충목왕의 총애를 받아 옥대와 일산을 착용할 수 있었다.

충목왕 2년(1346) 전 정승 왕후가 원나라 황제 혜종의 밀칙을 받고 귀국해 이를 고려 조정에서 전한다. 그 내용은 임금을 망치려는 소인배를 처벌하고 그들로 인해 파직된 왕후는 정승으로 복직시키라는 것으로, 우정승 노책은 이를 듣고 있다 얼굴을 붉히더니 병을 핑계로 나오지 않는다. 고려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整治) 정치도감이 설치되고 왕족 단양부원대군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토지, 노비 문제로 조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물론 남의 노비 빼앗기를 좋아한 노책도 예외는 아니었다. 노책은 자신을 담당한 녹사 조광을(曹光乙)에게 원한을 품고 5군의 장부에서 그의 이름을 빼기 전까지 서명을 미루는 추태를 부려 세간의 비난을 듣는다.

충목왕 3년(1347) 정월 딸 둘이 원에 보내졌으며 두 달 뒤에는 본인도 원나라에 가서 황제의 생일을 축하한다. 귀국한지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충목왕 4년(1348) 2월 왕의 입조를 요청하러 또 원에 다녀오고, 1349년 3월에는 원혜종의 명에 따라 전 판삼사사 손수경 등과 충혜왕의 서자 왕저를 모시고 원 조정에 입조한다. 여러 대간과 전법관이 노책 등을 막으려고 회의했으나 실패했으며 왕저는 이 해 5월에 왕위를 계승한다. 같은 해 7월에 정치도감에서 판사직을 맡았던 왕후가 죽었는데, 노책은 전날의 원한을 잊지 않고 관청에서 왕후의 장사를 지내려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심지어 왕후의 시신을 운구하는 도중에 제사 지내지 말 것을 여러 역참에 명령한다. 같은 달에 첨의정승 경양부원대군, 8월에 우승상으로 임명되나 10월 승상에서 파면된다.

공민왕 3년(1354) 노책은 원에 보내졌던 자기 딸을 황제에게 바치고 집현전학사에 임명된다. 공민왕 5년(1356) 노책은 마찬가지로 딸을 원에 보내 총애를 받던 기철, 권겸처럼 주살된다(병신정변). 원래 공민왕은 노책과 그 아들 노제를 기철, 권겸과 함께 궁궐에 불러 한번에 죽이려고 했으나 노책 부자의 도착이 늦어진다. 일이 새어나가면 안된다는 조언에 따라 공민왕은 노책이 이르기 전에 먼저 기철 등을 죽인다. 이후 노책은 병사를 거느리고 직접 집에 찾아온 밀직 강중경(姜仲卿)에게 잡혀 죽었으며 그 시체는 북천동(北泉洞) 길가에 버려진다. 공양왕 3년(1391) 순비 노씨의 조부라고 해서 강평공(康平公)의 시호가 추증된다.

부친 노영수(盧穎秀)는 이후 문하시중으로 추증된다. 우왕의 장인인 장연 노씨 노영수(盧英壽)와는 다른 인물이다.

서원군 노제는 노책이 주살될 때 숨었다가 스스로 궁궐에 나아가 억울함을 호소한다. 공민왕은 노제를 순군부에 가뒀다가 저자에서 참수한다.

창성군 노진은 지방으로 유배됐다 판밀직사사로 복귀한다. 아들 노선이 홍륜과 함께 공민왕을 시해해서 복주되고, 노진과 다른 아들들도 유배됐다가 사사된다. 노책을 포함해 3대가 반역했는데도 공양왕과 결혼한 순비 덕분에 노영수, 노책, 노진에게 시호가 추증된다.

경원군 노은은 원에 가서 벼슬한다. 공민왕 18년(1369) 북원 막북에서 황제(혜종)가 내린 조서를 들고 왔기에 황주에서 잡혀 국문을 당했는데, 허위자복을 해서 일행 18인과 함께 죽임을 당한다. 이 때 허위자복의 대상이 된 왕중귀, 이수림, 이명 등 기황후의 일족은 하옥되고 저자에서 효수되는 등의 처벌을 받는다.

신양군 노영은 유보발의 딸과 결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