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파라오)

후니는 이집트 고왕국 3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이다. 토리노 파피루스에 따르면 그는 24년간 재위했으며, 기원전 2613년경에 통치가 끝났다.

후니가 3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인 것은 분명하지만 왕조 말기의 왕위 계승 순서에 대해서는 불명확하다. 또한 마네토는 그를 어떤 헬레니즘식 이름으로 기록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3] 많은 이집트 학자들은 후니가 스네프루의 아버지이자 전임자라고 여기고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런 이유는 그의 통치 시대를 증명해주는 문서, 유물, 기념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후니는 실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몇몇 유물을 통해 간접적인 증거를 남겼다.

첫 번째 유물은 1909년 엘레판틴(Elephantine)에서 발견된 붉은 화강암 재질의 원뿔 모양 비석이다. 비석 앞면에는 카르투슈 안에 후니의 머리띠 궁전이라는 뜻을 가진 왕궁 이름이 적혀져 있으며, 후니라는 이름도 새겨져 있다. 이 비석은 초기 왕조의 마스타바에서 발견된 비석과 비슷한 양식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유물은 2007년 아부시르(Abusir) 남부에서 발견된 마그네사이트 재질의 돌 그릇이다. 그릇에는 카르투슈는 없지만 "네스웨트 비티"라는 칭호와 함께 후니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세 번째 유물은 사카라(Saqqara)에 있는 3왕조 말기의 관리 메트첸(Metjen)의 마스타바 L6에서 발견된 기록이다. 이 기록에는 후니의 왕실 영지인 후트-네스웟-후가 언급되어 있다.

또한 후니는 5왕조 파라오인 네페리르카레 카카이의 통치 기간을 다루는 팔레르모 석판 뒷면에도 언급된다. 해당 기록에 따르면 네페리르카레는 후니를 위한 장례 사원을 건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후니는 13왕조 시대에 쓰여진 카겜니 지침서에 언급된다. 이 파피루스에서는 후니의 왕위 계승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해당 파피루스에 따르면 "후니의 위엄이 사라지구 스네프루의 위엄이 이 온 땅에서 자비로운 왕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카겜니는 새로운 수도의 시장으로 승진하여 파라오의 부총리[4]가 되었다."라고 한다.

후니의 정확한 이름과 정체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일단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후니의 이름은 카르투슈 안에 쓰여있다. 이는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표기되어 정확한 발음을 알기 어렵다. 또한 호루스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고 재위 기간도 기록마다 차이가 있어 정확한 재위 기간을 알 수 없다.

후니가 3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였던 것은 명확하지만 4왕조의 1대 파라오인 스네프루와 어떤 관계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많은 기록에서 둘이 연이어 파라오로 언급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둘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스네프루의 어머니인 메레상크 1세(Meresankh I)와 후니 사이의 연결을 증명하는 자료가 없어 가족이 아닐 가능성도 높다. 다수설로 스네프루가 후니의 사위나 서자였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또한 후니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은 제파트네브티(Djefatnebty) 여왕으로 추정되지만 그녀와 후니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증거는 부족하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후니와 확실히 연결되는 자식이나 친척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스네프루의 왕비이자 쿠푸의 어머니인 헤테페레스 1세(Hetepheres I)가 후니의 딸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후니는 이집트 고왕국 3왕조의 마지막 파라오로 그의 재위 기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토리노 파피루스는 재위 기간을 24년으로 기록하고 있고, 학계에서도 이를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후니 시대의 정치 및 사회적 발전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는 메트젠(Metjen), 카바우소카르(Khabausokar), 아아아흐티(A'a-akhty), 페헤르네페르(Pehernefer)같은 고위 관료들의 무덤 비문이다. 이 비문들에 따르면 후니 대의 통치가 고왕국 시대의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음을 보여준다. 또한 메트젠의 무덤 비문은 또한 이집트 역사상 처음으로 고위 관료와 사제들의 직위가 아버지로부터 아들로 세습되었음을 언급한다.

후니는 일부 건축 사업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리노 파피루스에 따르면 후니는 후대에 존경받는 특정 건물의 건축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파피루스는 해당 열이 손상되어 있어 건물의 이름은 사라졌다. 이집트 학자 귄터 드라이어(Günter Dreyer)와 베르너 카이저(Werner Kaiser)는 "세켐을 건축한 자..."라는 해석을 제안했다. 이들은 이 건물이 여러 작은 숭배용 피라미드 건립을 포함하여 전국적인 건축 프로젝트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였다.

후니 대의 도시 설립 및 건축 사업의 또 다른 단서는 현재 헤라클레오폴리스 마그나로 더 잘 알려진 에흐나스(Ehnas)라는 도시의 이름에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 볼프강 헬크(Wolfgang Helck)는 이 도시의 고왕국 시대의 이름은 넨즈 니스우트(Nenj-niswt)였으며, 이 이름은 후니의 카르투슈과 정확히 동일한 상형 문자로 쓰여졌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후니는 에흐나스의 설립자로 추정한다. 또한 메트젠의 무덤 비문은 레토폴리스(Letopolis) 지역의 장례 건물을 언급한다. 하지만 이 건물은 아직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지는 않았다.

후니는 사망 후에도 오랫동안 후대에 의해 숭배를 받았다. 그의 사후 100년 이상 뒤에 만들어진 팔레르모 석은 후니의 장례 사원에 대한 기부를 언급한다. 후니의 이름은 또한 12왕조 시대에 쓰여진 파피루스에서도 언급되며, 이는 그의 사후 오랫동안 후니라는 이름이 사람들에게 기억되었음을 증명한다.

후니의 무덤은 아직까지 불분명하지만 여러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일단 첫 번째로 메이둠 피라미드[5]가 한때 후니의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현재는 스네프루의 것으로 인정되면서 후니와의 관련성은 배제되었다. 두 번째로 자우예트 엘 아리얀의 계단식 피라미드가 후니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후니와 카바와 다른 사람일 경우 후니의 것이 아니며, 애초에 후니의 장례 장소로 사용되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세 번째로 렙시우스 I 피라미드가 있는데, 일단 폐허 상태로 남아있지만 3왕조 후기 후니와 연결되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주변에서 5왕조~6왕조 시대의 무덤이 발견되면서 배제되었다. 네 번째로 엘리판틴(Elephantine) 동쪽 끝에 있는 계단식 피라미드인데, 후대에 재사용되어서 후니의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이 외에도 에드푸(Edfu) 남부 피라미드[6] 또한 스네프루 대에 건설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후니의 것으로 추측되고는 있으나 이 역시 알 방법이 없다.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 등장하는 신 니알라토텝의 숭배자였던 파라오 네프렌-카의 재위 순서에 대응되는 현실의 파라오가 후니이다. 물론 소설의 내용과 달리 현실의 후니는 인간의 인지를 초월한 신을 섬기지도, 스네프루에게 쿠데타를 당해 패주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