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아메리칸 항공 214편 추락 사고

1963년 12월 8일에 일어난 항공사고.

항공사고 역사상으로도 굉장히 특이한 사고인데 항공기가 번개를 직격으로 맞아 추락했기 때문이다.

팬 아메리칸 항공 214편(PA214)은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과 필라델피아를 잇는 정기 항공편이었으며 수익성 등의 이유로 볼티모어를 경유하고 있었다.

사고기의 테일넘버는 N709PA로, 세 번째로 생산된 보잉 707이었다. 별명은 Clipper Tradewind[2]. 그리고 이 기체는 보잉 707 중 최초로 팬암(이와 동시에 민간)에 인도된 기종이기도 하다.

1963년 12월 8일 산후안을 출발한 PA214편은 경유지였던 볼티모어 워싱턴 국제공항을 오후 8시 24분에 이륙하였다.

한편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는 강풍이 불어서 활주로가 폐쇄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PA214편을 지도하고 있던 관제사는 대기를 지시했다. 공역에는 5대의 비행기가 같이 있었다.

그런데 8시 58분 돌연 PA214편이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조종불능을 보고한 직후 교신은 끊겼고 항공기는 메릴랜드 주 외곽의 한 옥수수밭에 격돌하여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탑승자 81명 전원이 즉사했다. 추락 직전에 내셔널 항공 16편이 PA214편이 폭발한 것을 목격했고 직접 관제사한테 알렸다.

당시 기상은 비가 내리면서 번개가 내리치는 우중충한 날씨였는데 그때 형성된 이 번개가 하필이면 대기 선회 중이었던 PA214를 직격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항공기들은 번개로 인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피뢰침을 설치한다. 당시에도 이미 상용화되었고 보잉 707이나 DC-8 등 당대의 항공기들에는 피뢰침이 다 달려 있었다.[4]

PA214편도 번개를 맞을 때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중요한 건 번개가 강타한 부분이 하필이면 연료탱크였다는 점이다. 이때 기화된 연료에 고전압이 걸리면서 폭발해 화재가 발생하면서 조종계통이 나가는 바람에 추락하였다는 게 밝혀졌다. 어떻게 발화하였는지는 자세히 해명되지 않았지만 조사관들은 대충 사광현상으로 인해 발화된 것이라 추측하였다.

FAA는 방전 장치를 개발한 후 장착하게 하였으며 발화성이 높았던 JP-4 항공연료 사용 금지를 권고함에 따라 JP-5 항공연료가 쓰이게 되었다. 민간 항공위원회(NTSB의 전신)에서는 피뢰침 등을 강화하라고 권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