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의 6대 대통령. 전직 국무총리.

1968년 12월 6일 키르기스스탄 북동부 이식쿨주의 켕수(Кең-Суу)마을에서 태어났다. 산타시집단농장에서 일하다가 키르기스 체육문화 국립대학을 졸업했으며, 재학 중에 소련군에서 의무복무를 마쳤다. 이후에 고향인 으슥쾰지역에서 농장이나 지역석유회사의 관리직과 같은 자리를 지냈다.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것은 튤립 혁명이 일어난 2005년으로, 2005년 최고회의대의원총선거에서 자파로프는 야권 국회의원으로 최고회의대의원에 처음 당선되었다. 사디르 자파로프는 튤립 혁명으로 새롭게 대통령이 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의 지지자로 바키예프 정권 당시에 대통령의 고문이나 국가인사부 부패방지청장과 같은 직위를 지냈으나 바키예프가 2차 색깔혁명으로 축출되면서 사디르 자파로프 역시 해임되었다.# 혁명이 성공한 이후에는 쿠르만베크 바키예프의 지지세가 높았던 키르기스스탄 남부에서 반(反)우즈베크 폭동이 일어나자 본인의 저서에 의하면 "두 민족의 상호 간의 절멸을 막기 위해서" 키르기스스탄의 민족주의 성향의 정치인인 캄츠베크 타시예프와 함께 남부지방에서 활동했다.

이후에 민족주의 성향의 아타주르트당 소속으로 2010년 최고회의대의원총선거에서 재선된 사디르 자파로프는 2012년 쿰퇴르(Кумтөр) 광산국유화시위로 주목받게 된다. 이식쿨주 남쪽 천산 산맥에 있는 쿰퇴르 금광은 캐나다 기업이 소유한 금광으로 키르기스스탄 GDP의 12%를 창출하지만 시르다리야강의 수원지에 해당하는 빙하 바로 밑에 위치한 광산은 환경오염으로 이전부터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었다.# 사디르 자파로프가 이끄는 시위대는 2012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했고, 사디르 자파로프는 무력으로 정권교체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석방되었다. 그러나 으슥쾰주의 주도 카라콜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시위대가 주지사 납치를 시도하자 사디르 자파로프는 키르기스스탄 당국에 의해서 혐의를 받게 되었고, 사디르 자파로프는 키르기스스탄을 떠나서 키프로스로 망명했다. 이후 2017년 키르기스스탄으로 입국을 시도했으나 입국하는 과정에서 체포되어 납치 혐의로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혔다.

2020년 키르기스스탄 최고회의대의원총선거에서는 여권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는 승리를 거두었는데, 이내 선거과정에서 여러가지의 문제가 드러났고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나 선거가 무효화되고 소론바이 젠베코프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다. 이 때에 교도소를 점거한 시위대에 의해서 사디르 자파로프는 풀려나게 되었다.# 이후 키르기스스탄 최고회의에 의해서 대통령권한대행으로 선출되면서 키르기스스탄의 대통령 역할을 맡게 되었다. 권한대행 직을 맡은 자파로프는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해 본인도 범죄조직과의 유착한 의혹을 받았으나 라이음베크 마트라이모프 전 관세청장이나 캄츠베크 콜바예프와 같은 거물 부정부패혐의자들을 체포하였다.#

이후에 2021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사디르 자파로프는 대통령선거 출마를 위해서 대통령권한대행 자리를 사임하고, 동시에 키르기스스탄 최고회의는 새로운 헌법개정안을 제출하였다. 새로운 헌법개정안에서는 의원내각제를 폐지하고 대통령중심제를 도입해서 내각의장과 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국회의원 수를 120명에서 90명으로 축소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헌법개정안은 권위주의적인 조항들로 인해서 논란이 되었는데, 신헌법에서는 대통령자문기관인 '인민 쿠룰타이'를 설치해서 국정을 감독하는 동시에 국민의 도덕성과 문화에 유해한 언론과 출판, 예술을 금지하는 등의 독재로 흐를 위험이 다분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2021년에 민주주의지수를 산정한 이래에 최초로 3.62점을 기록하고 키르기스스탄을 권위주의국가로 떨어뜨렸다.

2021년에 대통령선거에서 사디르 자파로프는 비록 투표율이 39%에 그쳤으나 무려 7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동시에 앞으로의 정치체제를 묻는 국민투표에서는 80% 이상이 대통령중심제를 택하였다. 이에 사디르 자파로프는 기자회견에서 "반대자들에게 단결할 것을 요구한다. 소수는 다수에게 굴복해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이후에 치러진 헌법개정 국민투표에서도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비율로 헌법개정안이 통과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