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카를루스 파시 서킷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상설서킷으로 정식이름은 아우토드로무 주제 카를루스 파시(Autódromo José Carlos Pace)이다. 하지만 너무 길어서(...)[6] 대부분 인터라고스(Interlagos)라는 이름으로 많이 부른다.[7] 실제 공식 홈페이지 및 위의 공식 로고에도 인터라고스라고 표시해놨다. 참고로 인터라고스는 2개의 호수(lagos) 사이(inter)에 있다는 뜻으로, 서킷이 있는 지역 이름이다.[8] 서킷 이름의 유래인 주제 카를루스 파시는 윌리엄스[9], 브라밤, 마티니 레이싱에서 활약했던 브라질 출신의 전설적인 F1 드라이버였으나 1977년 3월 18일 경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서킷은 개장당시에는 '아우토드로무 지 인터라구스'라는 이름으로 개장하였으나, 1977년 사고 직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시계반대방향으로 주행한다. 서킷의 길이는 4.309 km로 포뮬러 1 서킷치고는 짧은 편. 그래서 무려 71바퀴, 305.909km를 돌게 된다. F1 이전부터 브라질 내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를 개최해온 역사깊은 곳이다. 안전, 시설 노후화 등 여러 이유로 중간중간 개수를 해서 써오고 있으며, 가장 최근의 개수는 1990년과 2007년으로 1990년 이전에는 7.960km, 26개의 코너를 갖고 있었다.

1926년이라고 하면 이 서킷의 역사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브라질 하면 축구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브라질은 축구 못지 않게 모터스포츠 저변이 튼튼한 나라이다[10]. 결정적으로 F1의 전설인 아일톤 세나의 고향이 바로 브라질이며, 그 이전에 에메르손 피티팔디, 세나의 조카인 브루노 세나를 포함하여 81년, 83년, 87년 시즌의 드라이버 챔피언을 획득한 넬슨 피케, 지금은 은퇴한 베테랑 루벤스 바리첼로, 전 페라리와 윌리엄스에서 뛰었던 펠리페 마싸가 모두 브라질 출신 F1 드라이버이다. 영국과 독일 못지 않게 F1 챔피언을 많이 배출한 모터스포츠 강국이다.

각 구간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메인 스트레이트의 진입 부분이 오벌 형식인 독특한 서킷이다. 메인 스트레이트가 끝나면 만나는 세나 S 코너부터는 급강하하는 내리막으로 왼쪽으로 꺾었다가 바로 등장하는 오른쪽 에이펙스는 각도가 급격하게 급해져서 코너를 도는 중간에 페달 워크로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서킷이다. 이후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가며 코너들을 지나게 되며 각도가 급한 준상 코너를 탈출하게 되면 풀 악셀로 오벌 코너인 수비다 두스 보셰스를 지나 메인 스트레이트로 돌아오게 된다.

여러가지 이유로 난이도가 높기로 악명 높은 서킷이다. 엄밀히 따지면 맑은 날에는 그냥 주행을 하는 데는 난이도가 어렵다고 보기 힘들지만, 여러가지 변수가 이 서킷에서의 레이스를 어렵게 만든다.

주된 원인은 지리적인 영향으로 인해 일기예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열대기후인 브라질의 바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상파울루가 고원에 위치한 탓에 인터라고스 서킷 역시 해발 고도 약 800m인 곳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지명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인근에 호수가 2곳이나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습하고 날씨가 매우 변덕스럽다. F1에서 비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기 때문에 각 팀은 레이더를 보며 강수량을 예측하고 타이어 전략을 구상하여야 하는데, 인터라고스는 기상 예측의 정확도가 F1 캘린더 전체에서 최악의 적중률을 자랑한다. 게다가 상술하였듯 근처에 호수 및 바닷가가 있는 만큼 제대로 주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소나기가 내리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이런 날씨와 맞물려 서킷의 코너들이 죄다 오르막 또는 내리막인 것 역시 난이도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서킷이 언덕에 위치해있어 언덕을 오르내리게 되는데, 일단 시작부터 세나S가 가파른 내리막으로 공략하기 까다로우며 중간의 페하두라~메르굴류 구간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며, 준상부터는 다시 급격한 오르막으로 되어있다. 또한 준상을 지나면 양쪽에 방호벽이 등장하고, 15번 코너는 에이펙스가 피트레인과 겹치는 등 사고 발생 시 위험도가 높다.


가장 악명 높았던 경기는 2003시즌 그랑프리로, 2000년대 F1 레이스 중 가장 임팩트 있던 레이스 중 하나로 꼽힌다. 20명이 출발해서 9명이 남았다(...). 이마저도 레드 플래그가 발령되어 레이스가 도중 중단, 종료되고 남은 드라이버가 그렇다.[22] 비가 하도 많이 오고 배수 시설도 좋지 못해 쿠르바 두 솔 중간에 강(...)이 형성되어 여기서만 6명이 스핀하여 리타이어했다. 총체적 난국의 상황에서 포디엄 시상식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는데, 레드 플래그 발령 당시 55랩째에 레드 플래그가 발령된 것으로 판단하여 규정상 2랩 전인 53랩 시점의 1등인 키미 라이코넨을 우승자로 보아 포디움 시상까지 진행하였으나 이후 다시 면밀히 심사한 결과 레드 플래그 시점에 이미 지안카를로 피지켈라가 56랩을 시작하였으며, 피지켈라가 54랩 도중 라이코넨을 앞질렀기 때문에 우승자가 바뀌게 되었다.[23] 3등이었던 페르난도 알론소는 마크 웨버의 레이스 카에서 뜯겨진 타이어에 충돌한 후 스핀하여 그대로 벽을 들이박는 큰 사고를 일으키며 트랙에 드러누워 치료 중이었던 탓에 결과적으로 포디움에 그 누구도 제자리에 있지 못한 채 이뤄진 시상식이 되었다. 이후 다음 그랑프리가 열리는 이몰라 서킷에서 라이코넨과 론 데니스가 피지켈라와 에디 조던에게 우승 트로피를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하였다.[24]

2008시즌 그랑프리 역시 비가 변수였다. 레이스 스타트 직전 갑자기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가 쏟아지며 FIA가 각 팀에게 타이어를 변경할 시간을 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이날의 백미는 5랩을 남기고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폭우였다. 펠리페 마싸와 루이스 해밀턴의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이 걸린 상황[25]에서 4위로 달리던 해밀턴과 5위 제바스티안 페텔이 웻 타이어로 교체하는 틈에 6위였던 티모 글록이 타이어 교체 없이 끝까지 가는 전략을 펼쳤고, 설상가상으로 해밀턴이 이후 페텔에게 추월당하며 6위로 내려앉아 이대로 끝날 경우 마싸가 드라이버 챔피언을 차지하는 상황이었다. 마싸는 그대로 1위로 체커기를 받았고, 이때까지 해밀턴은 여전히 6위로 마싸의 소속팀 페라리는 마싸가 드라이버 챔피언임을 확신하고 모두가 세레모니를 하고 있었으나 그 순간 글록이 드라이 타이어의 한계로 준상에서 서행하는 틈에 페텔과 해밀턴이 글록을 추월하며 5위로 골인, 해밀턴이 첫 드라이버 챔피언을 차지하게 되었다.[26] 당시 해설진이 외친 "Is that Glock?!(글록인가요?!)"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2012시즌 그랑프리 역시 마지막 경기까지 알론소와 페텔의 드라이버 챔피언십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에서 비로 인해 여러 드라이버가 스핀하며 변수가 발생하였다. 마무리 역시 폴 디 레스타의 충돌로 인한 세이프티 카 엔딩. 페텔은 초반 사고로 순위를 크게 잃었으나 다른 드라이버들이 사고에 휘말리는 틈에 차근차근 순위를 높인 덕분에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게 되었다.

2016시즌 그랑프리에서는 레드 플래그가 두 번이나 발동되는 상황에서 피트레인 입구 앞에서 레이스 카가 잇달아 미끄러지며 폐쇄되기도 했다.[27]

이외에 이 서킷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는데, 고지대에 있어서 엔진 출력이 약 10% 정도 낮아진다. 그리고 현재 홈스트레이트가 위치한 곳이 서킷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내리막 - 오르내리 반복하면서 내려감 - 오르내리 반복하면서 올라옴 - 홈스트레이트 이런 식으로 고저차가 심하다. 오래된 서킷이라 노면이 약간 울퉁불퉁한 면도 있고. 하여간 어려운 이유는 많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피트레인의 입구와 출구인데,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피트레인 입구가 특히 위험하다.[A] 고속 코너의 에이펙스가 핏레인 입구와 겹친다는 말은 누군가 핏레인에 들어가기 위해 속도를 줄일 때 다른 선수는 고속 코너를 통과하기 위해 풀스로틀을 밟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략 2014년 또는 2015년에 홈스트레이트의 위치를 Reta Oposta 구간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알려졌지만 노면 재포장 이외에는 대대적인 공사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아무래도 돈이 문제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