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갑

구로구 중 안양천 서쪽 지역에 속한다. 대체적으로 민주당계 성향이 강한 소위 금관구 지역 중에서는 그나마 보수표가 많이 나오는 편으로[1][2], 서울의 스윙 스테이트 중 한 곳으로 꼽혀왔다. 이는 최근 5번의 선거에서 당선자를 낸 정당이 서울 선거의 승패와 일치한다는 면에서 잘 나타난다.

천왕지구와 항동지구 개발로 젊은 인구의 유입이 많아져 진보세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고작 0.04%p 차로 이기는 등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21대 국회 현재 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민평련의 대표 중진이자 19~ 20년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통일부장관을 역임했던 이인영 의원이며 19대 총선 이래로 내리 4선을 기록 중이다.[3]

이성헌이 21대 총선까지 서대문구 갑의 터줏대감이었다면[4], 이인영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명실공히 구로구 갑의 터줏대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5][6]

여당이나 제1야당인 대한민국의 민주당계 정당에서 후보가 이인영이 아닌 마지막 선거였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 총재의 측근이자 3선 중진인 김기배 전 의원을 공천했다. 이전 선거에서 탤런트 출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정한용 후보에게 밀렸지만 4년간의 지역구 관리를 통해 수복을 자신하고 있었다.[7]

이에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에서는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알려진 386 신인 이인영을 공천했다. 당시 수도권에서 불던 386 정치인 신드롬의 대표주자 중 한명으로 손꼽혔던 만큼 별다른 지역기반이 없었음에도[8] 순식간에 김기배 후보와 접전 양상을 만들어냈다.

선거 결과는 막판 보수표의 결집으로 김기배 후보가 2,000여표차로 신승, 4선 고지에 등극했다.

현역인 김기배를 컷오프한 한나라당에서는 검사출신으로 이범래 변호사를 공천했고, 이에 반발한 김기배는 무소속 출마로 맞섰다.[9]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는 4년 전 접전 끝에 석패한 이인영을 재공천했다.

이인영 후보가 4년 간 지역구를 다져온 데에 탄핵 후폭풍 및 김기배의 출마로 인한 표분산 효과까지 붙으면서 10% 넘는 차이로 무난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10]

이명박 정부 출범 2달도 안돼서 치러진 데다 당시 서울 비강남권의 뉴타운 광풍까지 불면서 한나라당 이범래 후보가 4년 전 패배를 되갚았다.[11]

다만 표차가 1,000표 미만으로 서울 최대 접전 중 하나였는데, 여기에는 현역인 이인영 의원이 나름대로 지역구 관리를 했던 점과 친박연대 후보가 7% 가량 득표를 잠식했다는 게 작용했다.

그리고 당시 워낙 선거열기가 저조했던 것도 한몫했는데, 4년뒤 이범래가 낙선하면서 받은 표가 이때 당선돼서 받은 표보다 1만표 이상 더 많았다.

4년 전과 달리 수도권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강하게 나타나고 야권단일화 바람까지 불면서 이인영 후보가 7,500여표 차이로 원내에 복귀했다.

현역 이인영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14] 이전까지 3차례 맞대결을 펼쳤던 이범래는 성남시 분당구 갑으로 내려갔지만, 권혁세에 의해 공천에서 탈락했다.[15]

이에 새누리당은 김승제 국암학원 이사장 겸 당협위원장을 내세웠고, 국민의당은 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 선거구에 출마 예정이었던 정치평론가 출신 김철근 예비후보[16]를 차출했다. 여기에 정의당, 민중연합당 후보까지 도전하면서 1여 4야의 구도가 형성되었다.

아무리 이인영 의원이 현역이라 하더라도 보수세가 상당 부문 있는 지역구에 야권분열까지 더해져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자 이인영 의원은 득표율 15% 이상과 23,000여표 차이로 52%의 득표율을 달성하면서 낙승했다.

승패 원인을 꼽아보자면 이인영이 지난 4년간 지역구를 탄탄히 다졌던 데에[17] 수도권 전반에 불어닥친 여당 심판 바람이 더해져 야권분열 속에서도 과반 득표 달성에 성공한 반면, 김승제 진영은 야권분열 구도 속에서 자신의 홍보보다는 네거티브에 치우쳐 오히려 중도표 일부를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에 빼앗겨 패배를 자초했다.[18][19]

그리고 이 선거에서 승리해 3선을 달성한 이인영은 운동권 리더 출신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뭔가 좀 부족하다는 그간의 평가를 딛고 집권당 원내대표에 올라[20] 차기 총선의 대승까지 기여하고 통일부장관에까지 오르는 등 86세대의 간판주자로 떠오르며 정치적 입지를 제고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직 원내대표인 이인영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4선 도전을 한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김재식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와 이남희 중앙위원회 청년부위원장 및 재정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의당에서는 이호성 구로구위원회 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중당에서는 유선희 구로구위원회 위원장 겸 방위비분담금 인상저지 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후보가 약 14%p, 2만 표 차로 여유롭게 당선되었다. 가장 낙후됐으면서 미개발지가 존재하는 수궁동에서도 2.3%차 접전 끝에 이겼으며, 그 외 동에서는 모두 10%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인영 당선인은 득표율 차이가 가장 많이 났던 항동(18.08%차)에서 47.94%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김재식 후보도 이곳에서 29.86%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는데, 이는 정의당 이호성 후보(17.6%)와 민중당 유선희 후보(3.94%)가 합쳐서 20% 이상의 득표율을 올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25]

항동에서 민주당 후보 대신 다른 진보정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높았던 이유는, 항동 일부에서 반대 여론이 높은 평택파주고속도로 광명-서울 구간의 지하화 이슈와 관련하여 민주당 이인영 후보를 제외한 다른 모든 후보들이 반대 또는 원점 재검토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에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 유권자들이 이인영 후보 대신 다른 진보정당 후보에게 표를 줬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경기 북부에서 호남권을 잇는 익산문산고속도로의 한 부분으로써 통일 이후 북한까지 연결할 계획을 가진 중요한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이 고속도로가 항동에 있는 아파트와 초등학교 지하를 뚫어 건설될 예정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이에 해당 아파트 주민들과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반발하게 된 것이다.[26]

이인영 후보는 집권여당 핵심지도부인 원내대표로써 현재 진행되는 국책사업에 대해 반대나 재검토 입장을 펼치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래서 지역신문사가 총선 직전 주최한 정책토론회에도 참가 의향을 전했다가 갑자기 불참하는 등 고속도로 문제에 관하여 의견 자체를 밝히기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발하는 주민들은 이인영 의원 사무실 앞에 찾아가 시위를 하는 등 갈등이 격해졌고, 이로 인해 항동에서의 이인영 후보 득표율이 낮아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인영 의원이 5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당에서 고향인 충북 충주 출마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변수였다. 그러나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고 지역 내 경쟁자도 없어 3월 1일 단수공천을 받게 되었다. 낙선 이력까지 합치면 이 선거구에서의 7번째 출마[33]가 된다.[34]

국민의힘에서는 김재식 당협위원장과 안홍렬 변호사, 영입 인재 호준석 전 YTN 앵커[35]가 이곳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호준석 전 앵커가 단수공천을 받았다.

개표 결과 수궁동[36]을 제외한 전 지역구에서 더 높은 득표율을 올린 이인영 후보가 5선에 성공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관외사전투표에서 30% 넘는 득표율 차이를 보였고 재외투표에서 이보다 더 큰 50%의 차이를 보였다.

반면 호준석 후보는 다른 지역구에서 40% 이상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구로 갑 주민들의 이인영에 대한 과반 이상의 높은 지지율과 사전투표와 재외투표에서 밀린 점이 패한 결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