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T 전차

VT 전차는 1970년대 초에 KPz-70의 차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구축전차이다. 명칭인 "VersuchsTräger"는 시험 차량이라는 뜻이다.

VT 전차는 소련의 기갑 웨이브에 대응하기 위한 구축전차로서 설계되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양산되지 못했다.[1] 105mm 또는 120mm 포를 2문 탑재하고 있다. 강력한 화력과 높은 기동력을 갖추었고, 유기압 현가장치와 전자장비 덕분에 차체를 기울이는 것도 가능했지만 당시 서독 육군의 피탄 회피를 중시하는 전술개념이 반영되어 방어력은 레오파르트 1 이상으로 약하다.

MBT-70 프로젝트의 취소 이후에도 독일에서는 구형 M48 패튼들을 대체하고 레오파르트 1도 서서히 교체하기 위한 차세대 전차의 개발이 이어졌다. 1970년대 중반에 KPz-3라는 코드명으로 새로운 전차 프로작트의 개발이 시작되었고, 처음에는 영국과 서독이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두 국가의 전차 보유 사정이 달랐던 탓에 전차 교체 시기를 맞추기 어려웠고, 포탑형 전차를 원했던 영국은 이후 프로젝트에서 나간 뒤에 MBT-80을 개발하게 되었다. 서독의 KPz-3는 VT 전차의 개발로 이어졌다.

1974년에 처음 만들어진 VT 1-1은 이미 취소되었던 KPz-70의 차체를 단축하여 사용하였으며, 105mm L7 전차포를 2문 탑재하고 있었다. 자동장전장치를 탑재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승무원은 4명이었다.

문서 맨 위 사진에 있는 모델은 1975년에 제작된 두 번째 형식인 VT 1-2이다. VT 1-2는 주포가 라인메탈 120mm 활강포로 교체되었으며 6연발 자동 장전 장치를 탑재하고 있었다.[2] 포신이 VT-1보다 더 바깥쪽에 장착되어서 차체 모양이 다소 다르고, 보기륜의 개수도 5쌍으로 줄었다.

1975년부터 1976년에는 VT 1-1과 VT 1-2에서 더 나아가 GVT(Gefechtsfeldversuchträger, 전장 시험 차량) 차량 5대가 제작되어 테스트를 받았다. 이 차량들은 이전의 2대와 달리, 실제 전차포로 무장하지 않고 사격 시험에 사용할 수 있는 주포 시뮬레이터와 Talissi 레이저 사격 송신 장치를 장비했다.

VT 1-2를 기준으로 엔진 출력은 기본적으로 1,500마력으로 3세대 전차 수준이었으며 터보차징을 통해 일시적으로 출력을 2,400마력까지 상승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강력한 출력을 바탕으로 VT 전차는 뛰어난 기동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었다. 양산형의 경우 이러한 뛰어난 엔진 출력을 바탕으로 전면 장갑을 강화할 계획이 있었다. 포탑이 없어 전면 면적이 좁아 비교적 적은 중량으로 큰 방어력 향상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한편 1970년대 중반에는 이미 레오파르트 2가 개발 중이었으며, VT 전차보다 레오파르트 2 쪽이 여러모로 낫다는 판단 하에 VT 전차 계획은 취소되었다. 애초에 카노넨야크트판처처럼 2차대전기에나 볼법한 무포탑 구축전차 형태로 설계되었던 탓에 포탑형 전차보다 전투력이 제한되었던 단점도 큰 문제였다.

1/87 스케일의 레진 킷이 존재한다.

2022년 8월 타콤에서 1/35 킷으로 내놓았다. 퀄리티와 실차 재현도가 타콤답게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