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역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충정로3가와 중구 중림동에 위치하고 있는 역이다. 2호선 충정로역은 처음부터 충정로역이라는 이름으로 개역했는데 주소지는 충정로3가이지만 충정로가 아니라 서소문로 지하에 위치해 있다. 5호선 충정로역은 충정로 지하에 있다.

충정로의 '충정'은 구한말의 대신으로 을사조약에 항거하여 자결한 민영환의 시호인 충정공(忠正公)에서 따온 이름이다. 충정로는 민영환의 호에서 유래되었지만 충정공이라는 시호가 민영환에게만 하사된 것은 아니다. 예로 사육신 중 한 명인 박팽년도 충정공이다. 일제강점기 당시의 이름은 죽첨정(竹添町, 다케조에마치)으로, 초대 주조선 일본 공사이면서 갑신정변도 가담했던 다케조에 신이치로(竹添進一郞)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해방 이후 개칭된 이름이 바로 충정로이다. 시청역과 더불어 역번호상의 기종점이다. 복정역, 신림역처럼 두 역이 모두 섬식 승강장이다.

5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역에서의 2호선 환승은 동선이 불편하므로 5호선 → 2호선으로 환승을 편하게 하려면 을지로4가역이나 왕십리역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충정로역은 다른 2, 5호선 환승역과 달리 둘 다 섬식 승강장이기 때문에 승강장에서의 방향 혼동 부담은 덜하다. 그 외에 영등포구청역도 있으나, 2호선 내선과의 환승 여건은 좋지 못한 편이다. 2호선 내선과의 환승통로가 없어서 외선으로 건너가서 환승통로를 이용해야 한다. 까치산역은 신정지선의 역이어서 본선으로 가려면 신도림역에서 환승해야 한다.

단 환승거리는 멀어도 환승역이라는게 무색할 정도로 환승인원이 적기 때문에 쾌적한 환승을 위해 일부러 이 역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지하 2층이어도 2호선과 5호선은 높이가 다르다. 충정로삼거리에서 5호선 방면으로 내리막길이 꽤 급하게 이어지지만, 2호선 방면으로는 오히려 오르막이다. 2호선 1번 출구와 5호선 10번 출구 사이에 종근당 본사 건물 및 연결 통로가 있는데, 2호선 출구 쪽으로 나가면 지하 1층이지만, 5호선 출구 쪽으로 나가면 거의 지상이다.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는 오히려 서대문역에서 더 가깝고, 서대문역의 부역명은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보다 역에서 더 가까운 강북삼성병원이다. 이 역에 경기대 병기역명이 붙을 당시에는 서대문역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 버스 서대문02(대)(오거리방향)를 이용할 경우라면 충정로역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한 방법이다. 정문 계단을 생각하면 후문쪽으로 걸어가는 경우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데, 이 경우에도 충정로역 방향이 거리는 더 길진 몰라도 걷기에는 더 편하다. 상대적으로 경사가 더 완만한 골목들이 중간중간마다 있기 때문이다.

2호선 충정로역 1번 출구와 5호선 충정로역 10번 출구 사이에 종근당 본사 건물이 위치해 있으며, 4번 출구에서 내려 300m만 걸어가면 서소문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2호선 충정로역~아현역 사이에는 지금은 철거된 아현고가차도가 있었다. 현재는 침목 한개가 흔적을 남기는 명목으로 남겨져 있다.

이 외에도 주한프랑스대사관, 종로학원 본원,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세종로의 사옥은 이와 별개), 풍산그룹 본사,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사옥이 있다. 이 건물은 과거 화장품 회사인 피어리스의 본사 사옥으로 쓰였었다.

충정로역 8번 출구로 나와서 쭉 걸은 뒤 우리은행 간판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기차와 경의선 전철을 바로 앞에서 보면서 분식을 먹을 수 있는 '충정로 철길 떡볶이'가 있다.

서울역도 이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4번 출구 혹은 5번 출구 쪽으로 나가서 큰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나오며, 5번 출구에서 500m 정도를 걸어가면 서울로 7017로 갈 수 있다.

9번 출구 바로 앞에 검정색 4층 건물이 있는데 딴지일보의 본사가 이곳이다. 이곳에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김어준의 다스 뵈이다 등이 제작되고 있다.

스와치 그룹의 한국지사 본사가 충정로역 9번 출구 근처에 위치해 있다. 국민연금 빌딩에 입주해 있는데 A/S 방문 접수 시 이 건물 1층에 위치한 CS센터에서 접수하게 된다.

두 노선을 합치면 하루 평균 27,582명(2023년 기준)이 이용하는 역이다. 북으로는 경의선, 남으로는 아현동고개가 있는 곳이라 역세권이 협소하고, 종근당 본사와 경기대학교, KAC 한국예술원을 제외하면 별다른 상권·업무·교육시설이 없는데다, 도심과 신촌, 홍대, 여의도를 잇는 위치에 있어 다양한 대체 버스가 지나가는 것까지 충정로역은 승객을 끌어올 요소가 많지 않다. 그것을 감안하면 꽤 이용률이 높은 편인데, 두 노선의 환승역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특히 서울의 핵심 지역들을 지나다니는 2호선의 존재는 다른 노선의 역들보다 더 많은 승객을 끌어오는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 물론 2호선 본선에서는 바로 옆의 아현역과 꼴찌 다툼을 하고 있고, 5호선 승하차객도 뒤에서 4등이지만, 환승역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아무런 특징이 없는 평범한 역의 이용객이 하루에 3만 명이 넘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두 노선 모두 2013년까지는 조금씩 승객이 늘다가 2013년을 정점으로 서서히 이용객이 이탈하고 있다. 이는 2호선 역들 대부분이 가지는 공통된 특징이다.

이 역은 아현 방면으로 7퍼밀 상구배가 있다. 이 역부터 합정역까지는 왼쪽 문과 오른쪽 문이 번갈아가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