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오 에스테반 인판테스

스페인의 군인이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였으며 제2차 세계 대전에 청색사단의 지휘관으로써 독일 국방군에 파견되었던 장군이다.

에스테반인판테스는 1892년 톨레도에서 태어났으며 15살이 되던 해에 톨레도 군사학교에 입교했다. 이때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동기였다. 1910년에 군사학교 졸업과 동시에 소위로 임관해서 주 아프리카 스페인군에 배치되어 모로코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1912년에는 20살의 나이로 리프 전쟁에서 군공을 세웠다. 1928년에는 중령까지 진급했으며 모로코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프란시스코 프랑코에 의해서 사라고사 군사학교의 교관으로 부임받게 된다.

1936년 6월 17일, 공화국 정부에 반기를 든 반란이 일어나자 마드리드를 탈출해서 부르고스에서 프랑코의 우파 국가군에 가담하게 된다. 이 일로 스페인 공화국에서는 궐석재판으로 인판테스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내전기간 동안 여러 직책을 수행하게 되는데, 1937년에는 브루네테 공세, 테루엘 전투를 이끌었던 카스티안 집단군의 참모장직을 수행했었다. 1938년에는 나바레의 5사단을 지휘했으며 이 때의 공로로 훈장을 수여받는 등 국가전선의 승리에 많은 기여를 했다.

1940년, 내전이 마무리될 무렵에는 준장으로 진급해서 제4군단장 및 모로코 주둔군 참모장으로 승진하게 된다.

이베리아 반도 위로는 이미 한참 2차대전이 진행중이었는데, 1941년에 아돌프 히틀러가 바르바로사 작전을 개시하면서 프랑코 정부는 히틀러로부터 약간의 참전 압박을 받게 되었고 결국 지원병부대의 파병으로 합의되어 독일 국방군의 제250보병사단을 구성하게 된다. 이 이름보다는 청색사단으로 더 잘 알려진 부대로써 선발진은 아구스틴 무뇨스 그란데스 장군의 지휘 아래에 이미 레프 원수의 중부집단군에 예속되어 동부전선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하지만 무뇨스 그란데스 장군이 병사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과는 별개로 그란데스 장군이 점차 친독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때문에 프랑코 정부는 스페인의 참전 및 확전이 우려되던 상황이었고, 청색사단의 지휘관을 교체하는 것까지도 고민중이었다.

당시 에스테반인판테스는 전쟁부 장관이었던 호세 엔리케 바렐라 장관과 친분이 두터웠기 때문에 무뇨스 그란데스 장군의 평가와 별개로 청색사단에 파견해줄 것을 몇 달에 걸쳐서 요청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렐라는 청색사단의 편제가 준장급 지휘관 자리 하나뿐인 점에 대해서 난처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단 차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프란시스코 프랑코에 의해서 무뇨스 그란데스를 대체할 지휘관으로 에스테반인판테스 장군을 선임하게 된다. 그러한 결정에는 사라고사 군사학교에서 함께 근무했던 경험도 있었던 점도 작용했으며, 무엇보다 무뇨스 장군만큼 적응력이 뛰어날 것이라 보았으며 더 외교적 차원에서의 옵션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새롭게 청색사단 사단장으로 동부전선으로 파견되게 되었다. 1942년 독일 베르고프에서 히틀러를 접견한 뒤 독일 국방군에 소장 계급으로 배속받게 된다.

전임 무뇨스 장군이 병사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만큼 인판테스 또한 직면해야 할 여러 과제들이 많았다. 독일 장교들도 친독파였던 무뇨스 장군을 대체하고 부임한 인판테스를 초창기에는 친영파 장성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코의 예측대로 얼마 가지 않아서 동부전선에서의 역공으로 소련군을 파훼하는 전략가적 면모를 드러내면서 그러한 의심들을 일축할 수 있게 되었다.

1943년에는 레닌그라드에서 공세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하는 소련군 제55군을 상대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더군다나 55군은 바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생존한 부대로써 청색사단에 비해서 대략 7배나 많은 화력장비로 재보급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인판테스가 이끄는 청색사단은 크라스니 전투에서 많은 부상자를 내면서까지도 끝내 소련군의 공세를 막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일련의 전공을 거두면서 인판테스는 장병들은 물론 독일군 장교단으로부터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데에 성공한다.

1942~43년 동안 동부전선에서의 청색사단이 거둔 전공으로 인해서 제18군 사령관 게오르크 린데만 상급대장이 공적을 치하하기 위해서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독일 국방군 중장으로 진급하여 금십자 훈장을 수훈받았으며 1943년에는 기사십자 철십자훈장까지 수여받게 된다.


▲ 기사십자 철십자훈장 수훈 당시의 사진.

하지만 스페인은 계속 스페인의 본격적인 참전이 우려되었고 미국의 은근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던 터라 결국 프랑코는 청색사단을 본국으로 귀국시킬 것을 결정하게 된다. 완전한 철수는 아니었고 청색군단으로 줄어든 2개 대대급으로 규모를 병력만을 남겨두게 된다.

따라서 인판테스는 연대장할 순 없으니 잔여 병력은 휘하의 안토니오 가르시아 나바로 소령에게 맡기고 본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1943년 11월에 귀국한 인판테스는 독일 국방군에서의 계급을 인정받아서 스페인군의 중장으로 승진해서, 진급해서 스페인 국군 제4군단장으로 재직하게 된다.

▲ 스페인으로 귀국한 말년의 모습.

이후 인판테스는 최고군사재판장, 제7군단장 및 군사자문단장 등의 직책을 수행하다가 스페인 육군참모총장직을 끝으로 전역한다. 전역 이후 1958년에는 "청색사단: 동부전선의 스페인 자원부대"라는 군사서적을 집필하면서 2차 세계대전 동안의 스페인 자원부대의 동부전선에서의 활약을 회고하기도 했다.

1962년 히혼에서 오래간 앓았던 병으로 인해서 70세를 일기로 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