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록

Piano rock

록 음악에서 기타 대신 피아노에 중점을 둔 경우나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록 음악에서 피아노의 비중이 큰 경우를 지칭하거나, 또는 피아노를 메인 악기로 사용하는 아티스트들을 분류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록 발라드의 경우처럼, '피아노 록'은 록 음악의 하위 장르 개념으로 존재하는 건 아니다.

피아노와 베이스, 드럼만 있는 피아노 록 밴드도 상당수 있다. 1950년대의 제리 리 루이스, 1970년대 초기의 엘튼 존 밴드가 대표적이다.

로큰롤이 유행하던 1950년대 당시, 피아노는 로큰롤에서 기타와 더불어 빠질 수 없는 악기들 중 하나였다. 부기우기 리듬에 맞춰 피아노를 두들겨 현란한 연주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피아노 연주를 담은 로큰롤 음악은 리틀 리처드와 제리 리 루이스가 대표주자들로 꼽힌다. 1960년대에는 팝/록 음악에서도 꾸준히 사용되었지만 신시사이저, 오르간,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같은 건반악기가 아닌 피아노 자체로만 큰 비중을 둔 경우는 드물었다.[1]

한동안 비중이 높지 않았던 피아노가 록 음악에서 기타처럼 메인 악기의 위치로 올라간 건 블루스와 재즈, 컨트리, 소울 같이 여러 장르에서 세션 연주자로 활동하거나, 이러한 음악의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1960년대 중-후반에 솔로로 데뷔하면서 블루스와 소울, 가스펠, 컨트리, R&B, 팝, 록, 로큰롤 등 각종 장르와 결합하고 피아노를 바탕으로 한 음악을 하기 시작한 것을 첫 계기로 본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 뮤지션들로 리언 러셀, 닥터 존, 엘튼 존, 빌리 조엘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후 토리 에이모스, 벤 폴즈, 킨 등 피아노를 메인 악기로 사용한 뮤지션들이 더욱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피아노 록 하면 윤하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윤하의 싱글 데뷔 앨범부터 1.5집까지의 음악들 중 타이틀 곡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연예매체들이 피아노 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하는 어릴 때부터 건반악기들을 다루었기 때문에 이를 포인트로 삼은 음악이지 본격적인 피아노 록과는 차이가 있다고 데뷔 때부터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록 기반 선율에 피아노가 섞인 음악이라 연예부 기자들이 피아노 록이라는 식으로 명명했던 모양인 듯하다. 윤하의 초기 음악은 서구권에서 피아노 록이라고 불리는 음악들과는 꽤나 차이가 있어서 서구식 피아노 록보다는 제이팝 록에 피아노 선율을 추가한 것에 더 가깝다. 윤하가 어린 나이부터 일본에서 데뷔하고 오랫동안 일본에서 음악 활동을 해와서 제이팝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

정작 가수 본인부터가 벤 폴즈 팬인 입장[2]에서 자신의 음악이 피아노 록이라고 불리고, 윤하 본인의 음악이 피아노 록으로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걸로 보인다.[3] 가수 본인이 수차례 부인했고, 시간이 흘러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조금씩 바뀜에 따라 점점 이런 소개 멘트도 줄어들었다. 당시 피아노 록으로 소개된 윤하의 곡들은 록 스타일에 피아노 선율로 포인트를 준 틴 팝/팝 록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