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야콥슨

미국의 언어철학자.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인물이지만, 현대 대륙철학과 분석철학에 모두 영향을 준 20세기 가장 중요한 언어학자 중 한명으로 분류된다. 특히 대륙철학 중 구조주의 학파의 아버지인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와 분석철학 통사론의 아버지인 놈 촘스키의 스승으로 유명하고, 기호학의 기수 중 한명인 롤랑 바르트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1896년 모스크바에서 유대계 러시아인 가계인 오시프 야콥손(Осип Якобсон)과 안나 야콥손(Анна Якобсон)[1]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젊은 시절에는 미래주의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러시아의 개혁을 지지하는 연장 선상에서 볼셰비키와 마르크스주의를 지지했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 후 혼란기는 그의 연구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그는 소련의 복잡하고도 억압적인 정치 환경을 떠나 체코슬로바키아 사절단의 일원으로 프라하로 건너간다.

1933년, 야콥슨은 브르노에 위치한 마사리크 대학교의 교수가 되었지만 1939년 나치 독일이 주데텐란트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체코를 습격하자 야콥슨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이했다. 야콥슨은 덴마크를 거쳐 1941년 미국으로 건너갔고, 미국에서 학문에 매진하며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2차 세계 대전 도중 마찬가지로 유대인으로서 미국으로 망명 와있던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와 만나 학술적으로 교류한다.

2차 대전 후인 1949년, 야콥슨은 하버드 대학교 교수직을 제의받았으며, 1967년 은퇴할때까지 교편을 잡았다. 1972년, 야콥슨은 매사추세츠에 정착하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의 철학 명예 교수직을 받았다. 놈 촘스키와도 교류하였다. 1975년, 정교회로 개종하였으며, 1982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