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

대한민국의 배우.

배명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63학번)를 졸업하고 학군사관(5기)[5]으로 임관하여 전방 철책에서 GP장으로 근무했다. 1960~70년대에 대학을 나온 사람이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텔리 배우였다.

당시 군생활을 술회하기를 1.21 사태가 일어났던 시기라서, 전방은 늘 긴장 상태였으며 "난 그때 제일 먼저 죽는 줄 알았다. 북한 쪽을 보니까 평소 보이지 않던 직사포가 보이더라. 우리는 벙커도 없이 막사 앞에다 호를 파놓고 있을 때였는데 직사포 한 방이면 날아가는 거다. 실제 가끔 교전도 벌어졌고, 이쪽으로 침투하는 인민군들을 보면 항복이란 게 없어 꼭 죽기를 작정하고 오는 놈들 같다. 우리 쪽으로 오면서 우리 계급장을 거꾸로 달고 오는 걸 보면 죽겠다고 오는 거 아니겠는가? 마이크로 손 들고 나와라고 해도 김일성 찬가 부르고 안 나온다. 독한 놈들이었다." 라고 말했다. 사실 저 시절만 하더라도 북한이 남한 보다 더 잘 살았다. 대한민국이 훨씬 앞서가기 시작 한 시기는 70년대 중반 이후부터다.

군복무를 마친 후 KBS에서 제작하는 베트남 전선 다큐멘터리 8부작에 출연하게 된다. 드라마 반, 다큐멘터리 반이었던 군사 영화 다큐멘터리에서 장교 경력을 살려 배우들에게 군대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자문 역할로 고용된 스턴트맨이었으나 중대장 역을 맡은 배우가 제때 나타나지 않자, 땜질용으로 즉석에서 주연으로 기용되는 행운을 잡는다.

당시 자문비에서 그저 200달러를 더 준다기에 중대장 역할을 덜컥 맡아버린 그는 연기는 처음이었지만, 장교 출신으로 현역 시절의 경험을 살려서 중대장 역을 그럴싸하게 해냈고 이후에도 무전병 역할을 맡을 사람이 없자, 이번에는 무전병 역까지 그는 무난하게 소화해 내면서 KBS 국장이 그를 젊을 적 신영균 스타일이라고 극찬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KBS의 특채 탤런트로 선발된다.

베트남 전쟁을 다룬 반공드라마의 군인 자문역으로 나왔다가 연기력을 인정받은 특이한 케이스이다. 1969년 KBS 특채 탤런트로 선발된 후 드라마 월남전선으로 데뷔, 연기에 재미를 느껴 전역후 <사랑의 훈장>이라는 드라마에 처음으로 주연으로 출연했는데, 드라마 중반부에서 죽게 되지만 시청자들의 계속 되는 요구에 회상신으로 다시 한번 출연하게 되었다. 1972년 KBS 드라마 임진왜란에서 이순신 장군, 1974년 드라마 강감찬에서 강감찬으로 출연하는 등 반공 드라마와 사극 주연에 자주 등장했다. 1990년대 초반 무렵에 와서는 MBC나 SBS 등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제2공화국(드라마)의 이후락, 여명의 그날의 무정(북한의 김무정), 제4공화국(드라마)의 김일성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쯤을 전후해 가정적 배우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1982년 어린이 드라마 똑순이 만세가 그 시발점으로, 1990년 드라마 <서울뚝배기>에서 안동팔 역으로 독특한 억양으로 “껄랑요~?”라는 사투리를 유행시켰다. 참고로 해당 작품은 1991년 제27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작품이다. 그 외에도 1991년 작 <형>과, 1996년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1999년의 드라마 <왕초>와 2000년 김운경 작가의 <도둑의 딸>이 대표적이며 1997년 미니시리즈 복수혈전의 주몽회장 등도 인상 깊은 코믹 연기였다. 또한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 다시다의 전속모델로 나오면서 가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배가되기도 했으며, 2011년부터 9년 동안 한국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의치세정제 '폴리덴트' 전속모델로 출연하여 또다시 주목받았다.

사극 출연도 꾸준해서 허준(드라마)의 허준(전광렬 분) 아버지 역 허륜, 무신(드라마)의 최충헌 역으로도 나왔다.

영화에서도 드라마 필모가 그런 것처럼 명연기에 대비되어 큰 대박작은 없다. 2001년 친구(영화)의 ‘준석(유오성)’의 아버지이자 늙은 건달인 ‘철주’로 특별출연으로 나온게 전부. (친구2에서는 이 '철주'라는 인물의 젊은 시절을 다뤄서 주인공이 된다. 주진모분.) 2007년 1번가의 기적(이관장 역, 275만)과 2005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주연, 곽회장) 정도다.

주연으로 나온 것은 아버지 역으로 나온 2004년 영화 가족(수애와 공동주연,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남우주연상)에서 193만 명이 전부. 마파도 2에서도 나왔다. 2006년 박시연 등과 나온 뮤지컬 코메디 구미호 가족은 잊어버리자.

꾸준한 "아버지"의 이미지로 굳어진 이후, 후배 배우들이나 기타 연예인들이 그의 목소리로 "야, 이 자식아~" 성대모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6][7] 상기한 1990년작 서울 뚝배기의 캐릭터를 흉내낸 것. 이를 성대모사하는 문세윤이나 다른 개그맨들 모두 어린 시절 저 드라마를 보았음직한 연령대임을 생각하면 당시 서울 뚝배기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1995년작 드라마 옥이 이모에 풀빵장수 역할을 할때 캐릭터의 성격을 부각하기 위해 아랫니를 발치하기까지하여 본인이 연기하는 작품에 대한 몰입력과 열정적인 태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드라마를 보면 발음이 약간씩 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이가 있어서인지 2020년대 들어서는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다. 2022년에 80대에 접어들었음을 감안하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친형이 前 KBS 드라마 PD인 주일청(1939년생)이다. 주현이 해피투게더 쟁반노래방에 출연했을 때, 주위에서는 정작 본인을 형으로 오해했다고 한다. 2살 차이지만, 연년생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주현이 제 나이보다 1년 일찍 입학한 걸로 보인다.

그의 부모 둘 다 천도교 신자이자 한의사였다. 특히 아버지는 월남 후 천도교 서울교구장까지 맡던 인물이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인 모양인지 고향인 북한 땅이 된 혜산에 소련군정과 북한 정권이 들어서자 아버지는 공산당에게 잡혀 1년 가까이 옥고를 치르는 신세가 되었다. 감옥에서 풀려나오고 1948년에 그의 가족이 월남했다고 한다. #

이 사람의 예명 때문에 본명이 '주현'인 두 가수가 서현과 아이린으로 예명을 써서 활동하는 듯 하다. 그런데 이게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주현'으로 부르면 젊은 층에서도 배우 주현의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유명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당장에 나이 차이가 할아버지뻘인 엄청난 연예계 대선배이기도 해서 예의상 절대 못 쓴다. 그냥 대선배도 아니고 연예계에서 매우 보기 드문 장교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개그맨 문세윤이 본 항목 인물의 성대모사를 완벽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친분이 깊어 자주 만나기도 한다는 문세윤의 증언이 있다. 아는 형님 123회 참조. 대놓고 성대모사를 해도 되냐고 물어서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8]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인 윤석열도 집사부일체에 출연하여 주현의 성대모사를 실감나게 구사한 바 있다.

1991년 KBS2 드라마 '형'에서 김동훈 역을 맡았는데, 이 캐릭터의 아역을 양동근이 연기했었다. 캐릭터가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갈 때 첫 등장 당시의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 인데, 당시의 주현의 나이는 무려 48세였다. 그렇기 때문에 첫 등장 했을때는 어색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생인 김동식 역할로 나온 배우는 김영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