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아로자레나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 외야수.

탬파베이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2020 시즌 막바지에 혜성같이 나타나 포스트시즌 내내 맹활약을 보여주며 탬파베이의 월드 시리즈 진출을 이끈 선수이다.

공격적인 타격을 하고 빠른 발을 갖춰 20-20을 노려볼 수 있는 호타준족형 선수. 사실 공격적인 타격을 한다고 해도 볼에 막스윙이 나가는 배드볼 히터라고 하기는 조금 애매한 것이, 탬파베이 이적 후 3시즌간 아로사레나의 O-swing%은 30.9%로 동기간 메이저리거 평균 정도에 해당한다. Swing%도 44.8%니까 스윙을 아끼는 선수는 아니어도 마냥 배트를 무작정 내는 선수는 아닌 것. 오히려 어느정도 자신의 존을 정해놓고 그 존에 들어오면 풀스윙으로 때려버리는 접근법에 더 가까운 유형의 선수다. 다만 이런 스타일의 타격 달인으로 꼽히는 후안 소토, 추신수같은 유형에 비하면 설정한 존이 넓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볼에 배트가 더 나가기는 하는 편. 또한 벌크업 이후 강력한 손목힘과 특유의 풀스윙을 바탕으로 180cm의 체구에 비해 상당한 파워를 지녀서, 한 시즌에 20개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가 라이너로 쭉쭉 뻗어가는 타구 특성상 2루타가 상당히 많다. 2021 시즌에는 32개를, 2022 시즌에는 41개를 기록했는데, 특히 2022 시즌의 41개는 AL 5위 기록이기도 했다. 여기에 주력이 빠른 편이라 간간이 3루타도 만들어낼 수 있다.

한편 플라이볼 혁명 이후 많은 거포 선수들이 어퍼 스윙을 가져가고, 그 반대급부로 투수들이 하이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활용하는 모습이 많아졌으나, 아로사레나는 이러한 스타일과는 반대되는 선수다. 풀스윙이긴 하지만 어퍼 스윙보다는 레벨 스윙에 더 가까운 스윙 궤적을 보이며, 이에 따라 평균 발사각도도 7~9도 선에서 형성된다. 그러다보니 홈런성 플라이볼보다는 라인 드라이브나 땅볼 타구가 더 많으나, 그 대신 패스트볼, 특히 높은 패스트볼에는 저승사자 수준으로 강하다. 2020년 이후 매해 상대 OPS가 0.9를 넘기고 베이스볼서번트의 득점 밸류도 상당히 높다. 어퍼 스윙이 대세가 된 이후 높은 패스트볼에 오히려 헛스윙이 나오고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나 오프스피드 피치를 퍼올려서 넘겨버리는 선수가 크게 늘어난 2010년대 후반 이후 MLB 추세 속에서, 오히려 높은 패스트볼을 귀신같이 때려서 넘겨버리는 반면 떨어지는 변화구나 체인지업을 상대로는 땅볼을 더 많이 치는[3], 비교적 클래식한 레벨 스윙 중심의 타격을 하는 선수다.

대신 강한 타격을 위해 거의 풀스윙 위주로 타격을 하다 보니 컨택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플레이 스타일이 달랐던 세인트루이스 시절에는 그럭저럭 리그 평균 정도의 컨택과 적당하게만 있는 갭 파워, 빠른 발이 장점인 컨택형 외야수에 가까웠는데, 탬파베이 이적 후 벌크업과 함께 스윙 메커니즘도 손보면서 파워가 비약적으로 상승해 포텐이 터진 대신 컨택을 잃은 것. 2020~2022 시즌 3년간 아로사레나의 컨택률은 71%로 동기간 1,000타석 넘게 들어선 160명의 타자 가운데 140위로 명백한 하위권이며, 이는 컨택 비중을 크게 줄이고 파워를 주 무기로 타석에 접근하는 카일 슈와버, 조시 도널드슨, 맷 채프먼같은 선수들보다도 낮은 수치다. 그나마 O-contact%는 110위로 조금 낫지만, Z-contact%는 150위로 더 떨어진다. 이러다보니 삼진도 엄청나게 당하는데, 2020~2022 시즌 3년간 아로사레나는 348개의 삼진을 적립했고 이는 동표본 160명 가운데 20위로 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이정도로 컨택률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할 중후반대 타율을 유지하는 중이다.

주력도 좋다. 2022 시즌 기준 아로사레나의 스프린트 스피드는 28.8ft/s로 상당한 준족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플레이도 과감하게 보여준다. 특히나 레이스의 3루 주루코치인 로드니 리나레스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 성향과 맞물려서 더욱 시너지가 나는 편. 그 과정에서 2020년 월드 시리즈 4차전같은 명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루도 자주 시도하는데, 2022 시즌까지의 통산 도루성공률은 71.6%로 그냥저냥 수준. 이것도 2021 시즌에는 20도루-10실패로 성공률을 감안하면 도루가 오히려 손해인 수준이었으나 2022 시즌에 32도루-12실패로 많이 끌어올린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도루 센스에 있어서 발전할 여지도 남아있는 것.

수비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 세인트루이스 시절에는 좌중우 모두 소화했으나, 레이스 이적 후 벌크업을 하면서 코너 외야로 정착했다. 어깨는 그닥 강하지 않지만 준족을 바탕으로 수비 범위가 괜찮고, 수비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도 자주 보여주는 것이 장점. 다만 2022 시즌에는 유달리 필딩 에러를 많이 범하면서 지표가 수직낙하했는데, 외야수의 필딩 에러가 갑작스럽게 증가하는 것이 흔한 현상은 아닌 만큼 이것이 일시적인 문제인지, 글러브질 등에 교정이 필요한 수준인지는 시즌이 더 지나면서 확인될 것이다. 이와 별개로 좌우익수를 모두 소화하지만 좌익수 수비에서의 평가가 더 높은 편.

마지막으로 아로사레나의 최대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점은 단기전에서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아로사레나가 스타로 떠오른 계기도 2020년 포스트시즌에서의 역사에 남을 대활약 때문이었고, 2021 시즌에도 팀은 DS에서 탈락했지만 아로사레나는 홈런, 장타, 홈스틸까지 보여주면서 맹활약을 펼쳤다. 2022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걸맞지 않게 부진하긴 했으나 이건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과하게 침체된 영향도 있었으니 참작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2022 시즌 종료 후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31경기 .333/.417/.705 OPS 1.121 11홈런 17타점으로 무슨 가을만 되면 MVP 컨텐더가 되는 수준이다. 거기에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공수를 안 가리고 맹활약하면서 단기전과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2020 시즌 이후 전 여자친구와 낳은 딸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그 여자친구의 아버지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금되었다.# 이후 피해자 측과 합의하여 석방되며 2021 시즌 준비에는 별다른 차질을 빚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