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2021년

2020시즌은 박진섭 감독과 함께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안착하는데 성공하고, 광주축구전용구장이라는 아담한 새 둥지로 이전한 나름 혁신적인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코로나19라는 악재를 통한 관중동원의 어려움과, 시즌 막판 터진 사무국장의 비리폭로로 인해 대단히 시끄러운 마무리를 했다.

다만 계속 과거에 매여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을 수밖에 없듯이, 광주광역시의 감찰과 최만희 전 광주 FC 감독의 대표이사/단장 부임을 통해 이런 상황이 2021시즌에는 더 개선되기만을 바래야 할 것이다. 이야기로 돌아가서, 일단 박진섭 감독은 감독대행 3연타로 역대급 코미디를 써낸 FC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무슨 인연인지, 광주는 서울에서 감독대행을 하다 도중에 그만둔 김호영 감독을 선임했고 말이다. 시즌 개막이 다가와야 김 감독이 구상하는 큰 틀이 보이겠지만, 현재로써 광주 FC의 최우선 목표는 새 시즌에도 상위 스플릿 막차에 탑승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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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에서 기다리던 광주가 상대할 팀은 2라운드에서 K4리그의 춘천시민축구단을 0-3으로 꺾고 올라온 K3리그의 강팀 부산교통공사 축구단으로 결정되었다.

당일 2:0으로 앞서가다 후반 막판에 페이스가 무너져 내려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고, 결국 승부차기 접전 끝에 5:3으로 패하며 3라운드에서 일찍 FA컵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그래도 이젠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위안이다.

분명 경기력만 놓고보면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게 이상할 팀이 올해 광주였다. 하지만 경기 외적 요소가 이들의 운명을 갈랐고 불운이 쌓이면서 결국 강등이란 최악의 결과를 얻고야 말았다.

1. 큰맘먹고 임대한 조나탄의 부상. 그리고 늦은 복귀
2. 대기심의 실수로 인한 몰수패
3. 포항전 홈경기 인저리타임 이호재에게 두골 얻어맞고 역전패
4. 강원전 홈경기 인저리타임 신세계한테 중거리슛 얻어맞고 무승부
5. 서울전 홈경기 3:0 리드해 놓고 내리 4골 얻어맞아 역전패

프로팀이 시즌 중에 대형 악재를 한두 개 맞아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데, 다섯 개가 연달아 터지면 방법이 없다. 조나탄은 구단과 선수의 잘못이고 몰수패는 대기심의 귀책이라 쳐도, 나머지 3개의 악재와 시즌 내내 후반만 가면 얻어맞는 패턴은 김호영 감독의 고질적인 경기운영 미숙이 가져온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