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구

고구려 말기의 장군이자 매국노. 신성, 연남생, 고요묘 등과 함께 고구려 멸망의 원흉이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보장왕조에 언급된다. 보장왕 26년인 667년에 당나라 장군 이세적이 고구려의 신성(新城)을 공격했을 때 전세가 불리하다고 본 사부구는 성주를 포박한 다음 성문을 열어 항복했다. 고구려의 전략적인 요충지인 신성이 무너진 후 주변 16개 성도 일제히 무너졌다. 고구려의 요동 방어선의 붕괴 이후 금산 전투에서 고구려 정예군 5만 명까지 전사하여 고구려 패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679년 보덕국에서 일본에 사신으로 간 사수루(師需婁)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름의 첫 글자가 사부구와 같다. 이는 고구려에 사(師)씨가 존재했었음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배우 정호근이 배역을 맡아 열연했다.

실제 역사에서는 신성의 수비대지만 드라마에서는 평양성 수비대의 모달이다. 주인공 대조영이 태어났을 때 제왕의 징조가 있어서 부기원에게 역적으로 모함당했는데 부기원의 부하인 사부구는 대조영의 어머니를 체포하여 부기원에게 고문당하다 죽게 만들었고 아버지 대중상에게도 치명상을 입혀 사경을 헤매게 만든 적이 있어서 대조영의 원수 중 하나다.

당나라를 절대 믿지 않는 연개소문, 양만춘 등에 맞서 부기원 등 5부가 귀족들은 당나라에 적당히 숙여야 고구려가 살 수 있다는 입장인데 부기원의 앞잡이 사부구는 고구려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고구려 안보에 구멍을 내는 짓을 일삼는다. 당나라와 결탁하여 신라 자객을 잠입시켜 연개소문 암살을 시도하고, 수시로 들어오는 당나라 첩자들을 묵인하는가 하면, 고구려 국방의 기둥인 대막리지 양만춘을 추악하게 여러 자객을 동원해서 암살한다. 양만춘을 베기 전에 '장군 덕분에 무장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하고는 '하지만 이제 고구려의 미래를 위해 죽어주셔야겠다'라고 한다.

연개소문이 병으로 죽고 양만춘까지 살해되면서 고구려의 실세는 부기원이 되어버린다. 당나라와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고구려가 수세에 몰렸을 때 당나라는 고구려가 스스로 평양성 문을 열어 항복하면 나라를 보존해주겠다는 회유책을 내밀었는데 부기원은 이에 속아넘어갔고 사부구는 평양성 수비대를 배신하여 몰살하고 평양성 문을 여는 만행을 저지른다. 그러나 당나라의 회유책은 당연히 거짓말이었고 당나라는 고구려 귀족들을 모조리 도륙내고 고구려를 멸망시켜버린다. 부기원과 사부구는 부끄러운 줄은 아는지 도망가서 숨어지내다 당나라에 붙잡힌다. 감옥에서 정체가 들켜 다른 고구려 유민들에게 맞아죽을 뻔하다가 신홍 덕분에 목숨을 건진다.

이후 부기원은 설인귀에 아부해서 안동도호부의 실세가 되었고 사부구는 역시나 부기원의 앞잡이로서 고구려 부흥운동을 탄압하고 고구려 백성들을 노예로 팔아넘겨 거액의 재물을 착복하는 악행을 일삼는다. 결국 대조영이 고구려 멸망의 원흉들을 처단하기 위해 조직한 비밀결사 '동명천제단'의 첫 표적이 된다. 56회 초반 요동성 내 빈민촌에서 고구려 유민들의 재물[1]을 챙겨 돌아가던 중 동명천제단의 기습을 받는다. 사부구는 '고구려 제일의 무장이라는 양만춘도 내 손에 죽었으니 대조영 정도는 되어야 날 상대할 수 있다'고 허세를 부리고 자신은 하늘의 뜻에 따라 고구려를 위해 싸워왔다고 헛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나 대조영과의 결투에서 베여 치명상을 입고 그제야 '난 날 위해 싸워왔을 뿐'이라며 자신이 사리사욕에 충실한 매국노에 불과한 걸 시인한다. 꼴에 무장의 자존심은 지켜야겠다며 대조영에게 자신을 베어 죽이라고 요구하는데 대조영은 그럴 가치도 없다고 거부했고 대신 고구려 유민들이 분노의 몽둥이를 휘둘러 사부구를 때려죽인다. 사부구의 죽음 그의 죽음으로 설인귀, 부기원을 비롯한 안동도호부에서 대조영이 살아서 '동명천제단'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름은 사부구지만 현실의 사부구가 갖다바친 요동의 신성과는 전혀 관계없고 내부에서 평양성 성문을 열어 고구려 멸망에 기여한 고요묘[2]와 행적이 유사하다. 삼국사기에는 요묘가 연남건의 심복인 승려 신성 등 몇몇과 결탁하여 성문을 열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대조영에서는 사부구가 성문 수비대를 몰살하고 신성이 직접 성문을 연 것으로 묘사되었다. 작가들이 매국노 장군 캐릭터를 하나 만들면서 이름은 사부구에서 따왔으나 우연의 일치로 행적은 정사의 고요묘와 유사하게 되었다.

고구려가 망하자 잽싸게 당나라에 붙는 모습은 현실의 이해고와도 닮았다. 이해고는 측천무후의 권세가 약해지자마자 중종의 편을 드는 등[3] 상당히 기회주의자이자 정치철새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는데, 정사의 이해고가 하는 짓을 드라마에서는 사부구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