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스토 3세(대립교황)

교황 알렉산데르 3세에 대적한 대립교황.

소년 시절에 아레초 인근 스투르마의 발람브로산 수도원에 들어갔다. 1158년 신성 로마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1세가 발람브로산을 제국의 보호 아래 두었을 때 스투르마의 대수원장으로서 황제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되었다. 1159년 교황 선거 이후 반 제국파에 의해 옹립된 알렉산데르 3세에 반대해 교황을 자처한 빅토르 4세를 지지했으며, 빅토르 4세에 의해 알바노 추기경에 선임되었다. 이후 빅토르 4세의 뒤를 이어 알렉산데르 3세에 대적한 파스칼 3세의 측근으로서도 활동했다.

1168년 9월 20일 파스칼 3세가 사망한 후 교황 갈리스토 3세로 추대되었다. 그는 프리드리히 1세에게 자신의 선출을 알리기 위해 성 수산나 성당의 추기경인 움페르토를 독일로 파견했다. 움페르토는 1169년 6월 밤베르크에서 열린 제국 의회를 주관하고 있던 프리드리히 1세를 찾아갔다. 당시 교황청 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해 알렉산데르 3세와 협상 중이었던 프리드리히 1세는 그를 당장 승인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군대를 이끌고 로마로 가서 교황청을 통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롬바르드 지방의 반란군이 롬바르디아 연맹을 결성하고 프리드리히 1세에게 맞서고 있었기 때문에, 황제는 쉽사리 로마로 갈 수 없었다.

알렉산데르 3세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프리드리히 1세는 비로소 갈리스토 3세를 교황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그를 교황으로 인정하는 지역은 로마, 교황령 일부, 토스카나와 라인란트 지역 뿐이었다. 그는 상 라인란트의 여러 수도원에 특권을 부여해 지지를 확보하려 애썼으며, 로마가 불안정하다고 여기고 비테르보에 주로 거주했다. 1173년 프리드리히 1세와 프랑스 국왕 루이 7세간의 협상이 진행될 때 특사를 파견해 프랑스 왕국의 지지를 얻어내려 했다. 그러나 루이 7세가 알렉산데르 3세 지지를 철회하지 않으면서 무산되었다.

1174년 다섯번째로 이탈리아 원정을 개시한 프리드리히 1세는 2년간 악전고투하다가 1176년 5월 29일 레냐노 전투에서 롬바르디아 연맹군에게 참패했다. 여기에 많은 귀족들이 알렉산데르 3세가 프리드리히 1세를 파문한 것을 근거로 삼아 반란을 일으키려 하자, 프리드리히 1세는 알렉산데르 3세를 교황으로 인정하기로 마음먹었다. 1176년 11월 아나니에서 알렉산데르 3세와 프리드리히 1세의 사절이 만나 예비 합의를 맺었고, 1177년 7월 23일 베네치아에서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리하여 신성 로마 제국은 알렉산데르 3세를 교황으로 받들었고, 갈리스토 3세는 퇴위 후 대수도원장으로 선임되기로 했으며, 그를 받들었던 모든 성직자는 공정하게 대우받기로 했다.

그러나 갈리스토 3세는 굴복하기를 거부하고 로마 총독의 지원을 받으며 알렉산데르 3세에 대적했다. 이에 알렉산데르 3세는 프리드리히의 제국 상서이자 마인츠의 대주교 크리스티안과 함께 로마로 진군했고, 갈리스토 3세는 비테르보에서 몬테 알바노로 도주했다. 이후 양자간의 협상 끝에 갈리스토 3세는 알렉산데르 3세에게 항복하기로 마음먹고, 1178년 8월 29일 투스쿨룸에서 알렉산데르 3세에게 복종한 뒤 베네벤토의 총장으로 임명되어 그곳에서 여생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