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지형은 크게 산지와 평지로 나눌 수 있다. 산지는 이탈리아·스위스 국경지대에 높이 솟아 있는 알프스와, 에스파냐와의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의 2대 습곡산맥(알프스 조산운동으로 형성되었음) 이외에도 고생대 석탄기(3억 5,000만년 전)의 헤르시니아 조산운동에 의하여 형성된 아르모리캥산지, 중앙부의 마시프상트랄(중앙 산지), 북동부의 보주·아르덴산맥 등 준평원화한 노년기 산지가 있다.
동부의 쥐라산맥은 주로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높은 산지이며 알프스 조산운동으로 형성되었다. 중앙산지 북부의 오베르뉴 고지(高地)·보주산맥과 중앙산지 사이에 있는 랑그르 고지도 헤르시니아 산계의 잔편(殘片)에 속한다. 평지로는 파리분지·아키텐분지와 같은 구조분지, 손강(江)·론강(江)이나 라인강(江) 연안의 알자스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지구성(地溝性) 평야, 강가에 발달해 있는 곡저(谷底)평야, 론강 하구에서 피레네산맥에 걸친 지중해 연안, 플랑드르해안, 코르시카섬의 동해안에 펼쳐진 연안평야가 있다.
알프스산맥은 지중해 연안으로부터 북쪽으로 휘었다가 활 모양을 이루며 동쪽으로 달리지만, 프랑스알프스는 지중해에 육박하는 해안 알프스로부터 몽블랑 산군(山群)으로 이어져 남북으로 달린다. 이 산맥은 신생대 제3기의 대규모 조산운동으로 생긴 습곡산맥인데 그후의 침식작용에 의하여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다. 프랑스알프스의 평균고도는 1,100m로 스위스알프스의 1,800m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프랑스·이탈리아 국경에 솟아 있는 몽블랑은,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최고봉이다. 이 몽블랑 산군에는 몽블랑을 비롯하여 에귀유베르트(4,122m)·그랑조라스(4,208m) 등의 화강암 침봉군(針峰群)이 솟아 있을 뿐만 아니라, 보송·메르드글라스·제앙 등의 빙하가 발달되어 있으며 권곡(圈谷)·U자곡(字谷)·현곡(懸谷) 등의 빙식지형이 도처에 남아 있다. 레만·안시·부르제 등의 빙식호도 산재해 있어 고지대의 초원(alp)과 더불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고산풍경이 펼쳐진다.
피레네산맥은 프랑스·에스파냐 국경에 가로놓여 있으며 대서양의 비스케이만(灣)과 지중해 쪽의 리옹만(灣)을 연결하는 전장 440km의 대산맥이다. 알프스와 같은 시기에 형성되었으나 정상은 알프스에 비하여 낮다. 중앙의 주능선은 화강암질의 고생층으로 이루어지고 남북의 산록에는 중생층과 고(古)제3기층이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과거의 빙기(氷期)에는 넓은 범위에 걸쳐 빙하가 발달되어 있었으나 산악 빙하는 산맥 중앙부의 북사면(北斜面) 상단 일부에 존재할 뿐 현재는 빙식지형이 적다. 최고봉은 아네토(3,404m)이고 가론강(江)의 수원(水源)은 여기서 시작된다. 산지의 사면을 흘러내리는 가론강에는 거대한 폭포를 수반하는 급류가 많다.
쥐라산맥은 프랑스 알프스 북서쪽, 스위스·독일·프랑스에 걸쳐 있으며 알프스 조산기에 퇴적층, 특히 석회암으로만 습곡이 이루어진 산맥이다. 이 산맥에서는 많은 하천이 발원하여, 도처에 계곡이 발달되어 있고 석회암 동굴·종혈(縱穴)·지하하천도 발달해 있다. 최고봉은 크레드라네즈(1,723m)이다.
마시프상트랄은 헤르시니아 조산기의 고생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프랑스를 남북으로 양분(兩分)하는 대(大)산괴이다. 북서쪽 루아르강(江) 유역의 평야와 남서쪽 가론강 유역의 아키텐분지, 동쪽의 론강 하곡 사이에 걸쳐 전개되어 있으며, 면적 약 8만 5000㎢로 국토 총면적의 1/6을 차지하고 프랑스의 주요 하천과 그 지류의 분수계(分水界)를 형성한다. 이 산지는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화산대(火山帶)를 포함하고 있으며, 르퓌라고 불리는 전형적인 돔 모양의 화산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평균고도는 900m 내외이며, 주봉(主峰) 몽도르의 한 봉우리인 퓌드상시(1,886m)가 최고봉이다.
중앙산지의 남부 코르스 지방에는 타른강(江)이 석회암 대지를 침식하여 이루어진 계곡의 절벽이 발달되어 있다. 루아르·알리에·셰르·크뢰즈강(江) 등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아르모리캥산지도 고(古)습곡산맥인데, 고생대 말기부터 준평준화·곡동(曲動) 등을 거쳐 제3기의 융기작용으로 평균고도 177m의 완만한 구릉지대를 형성하였다. 브르타뉴와 노르망디 사이에는 함몰(陷沒)저지인 렌분지가 펼쳐져 있으며 빌렌강(江)이 횡곡(橫谷)을 형성한다.
보주산맥은 라인강을 따라 달리는 남북 125km, 동서 40∼90km의 산지이다. 북부는 사암질(砂岩質)의 구릉, 남부는 결정질(結晶質) 암석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높은 지형인데 빙식지형이 남아 있다. 최고봉은 발롱드게브빌레르(1,424m)이다. 동쪽은 단층애(斷層崖)를 이루며 라인 지구대로 이어진다. 아르덴산지는 벨기에로부터 뻗어 나오며 평균고도 400∼600m로 북서부는 낮고 남동부로 갈수록 차차 높아진다. 이 지역도 고생대의 산지가 준평원화하였다가 다시 융기한 곳인데 예로부터 전략상의 요지이다.
아르덴고원과 보주산맥으로 대표되는 북동부 지역에는 3개의 낮은 ‘통로’, 즉 프랑스 북부평원·로렌 지방·벨포르 통로가 있어 역사적으로 독일군의 침입로가 되어 왔다. 파리분지는 서쪽으로 아르모리캥산지, 동쪽으로 보주산맥, 남쪽으로 중앙산지, 북쪽으로 아르덴고원, 북서부는 영국해협에 둘러싸여 있는 구조분지인데, 동서 400km, 남북 350km, 면적 18만㎢로 프랑스 전국토의 1/3에 해당하는 광대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중생층·제3기층이 평균 900m의 두께로 퇴적되어 있다. 수도 파리가 있는 프랑스의 심장부이기 때문에 ‘일 드 프랑스(Ile de France)’라고 불리며 파리 남동쪽의 가디네는 해발고도가 2,664m에 달한다.
파리분지 동부에서는 제3기의 침식면을 나타내는 판상(板狀)의 경암층(硬岩層)이 연층(軟層)과 교대로 노출되어 구릉을 이루는 케스타 지형이 나타난다. 이 분지는 안쪽(파리 쪽)으로 완만한 사면을 이루고 동사면은 급경사를 이루며, 센강(江)의 여러 지류는 파리 부근에서 합류하여 영국해협으로 흘러든다. 아키텐분지는 북쪽의 아르모리캥산지, 동쪽의 마시프상트랄 남쪽의 피레네산맥에 둘러싸여 3각형의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서쪽은 비스케이만에 면하고 있는 충적분지이다. 파리분지와는 푸아투 안부(鞍部)의 관문으로, 지중해 해안과는 카르카손의 관문으로 통한다. 지질 구조는 파리분지보다 훨씬 단순하여 거의 수평인 제3기층이 면적의 약 3/4을 차지한다.
마시프상트랄에서 서류(西流)하는 강과 피레네로부터 북류(北流)하는 강의 대부분은 가론강에서 합류하는데, 가론강은 분지의 중앙을 북서쪽으로 관류하며 하류에서는 지롱드강(江)이 되어 넓은 하구(河口)를 이루면서 비스케이만으로 유입한다. 비스케이만 연안에는 사구(砂丘)·석호(潟湖)·습지가 발달해 있다. 파리분지·중앙고지의 동사면(東斜面)과 쥐라산맥·알프스산맥 사이에는 남북 방향의 론·손 지구가 있으며, 론강은 지중해로 흘러들면서 넓은 삼각주를 형성한다. 특히 마시프상트랄의 남쪽에는 상당한 규모의 해안평야가 전개되어 지중해 연안의 평야지대, 즉 좌안(左岸)의 프로방스, 우안의 랑그도크의 좁고 긴 두 해안평야를 이룬다. 그러나 알프스산맥이 지중해에 임하는 지역에는 평야가 아주 적다. 한편 코르시카섬은 산지가 많으며 최고점은 2,710m의 친토산(山)이다.